짧은 스포츠형 머리에 운동으로 단련된 단단한 체격. 김형석(43) 대한휘타구협회 회장은 그 인상만큼이나 휘타구에 대한 자부심이 굳건해보였다. 그에게 휘타구는 국민 건강을 증진하는 생활체육이자 국가 발전에도 일조하는 비전 있는 국제적 운동이다. 휘타구, 대체 어떤 운동이기에 그리도 자신하는 것일까.
휘타구는 ‘휘두르고(揮) 치는(打) 공(球)’이란 의미다. 그 이름처럼 운동은 라켓으로 공을 휘두르거나 쳐서 네트 너머 상대편이 있는 쪽으로 넘기는 방식을 취한다. 탁구와 테니스, 배드민턴을 결합한 운동으로, 네트 너머 상대편과 공을 주고받는 모습이나 정해진 점수를 먼저 따낸 편이 이기는 경기규칙에서 그것들과 닮았다. 휘타구 라켓은 탁구채와 비슷한 형태로 그것보다 크고 얇으며, 휘타구 공은 셔틀콕처럼 생겼으면서 그것보다 가볍다.
하지만 휘타구는 라켓을 두 손에 쥐고 하는 운동이다. 라켓을 쥔 두 손을 번갈아가며 공을 친다. 공이 상대편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홈)을 벗어나면 아웃이기에, 공을 후려치는 힘보다는 정확한 각도를 잡아 원하는 곳으로 보내는 기술이 중요하다. 경기장 규격은 3×8m밖에 되지 않는다. 동작을 가리키는 이름은 모두 한자어다.
이런 특성으로 휘타구만의 운동 효과와 장점이 나타난다. 김 회장은 “다른 라켓 운동들은 한 팔만 써서 몸의 균형을 잃기 쉽지만, 휘타구는 두 손을 모두 사용해 좌우 뇌와 전신을 골고루 발달시키는 데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또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여성과 노인도 쉽게 즐길 수 있으며, 천장이 낮고 좁은 실내에서도 경기가 가능하고, 동작 이름이 모두 한자어라 어린 수련생들의 한자 익히기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노후 걱정을 하다가 휘타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검도장을 운영하던 그는 노인이 돼서도 수련생을 가르치고 자신도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았고, 라켓 운동에 관심을 가졌다. 그런데 기존 라켓 운동들은 한 손만 사용하게 할뿐더러, 창시자도 불분명한 외국 운동이었다.
또 그가 이러한 고민을 한창 하던 2007~2008년에는 ‘스포츠산업진흥법’이 제ㆍ개정되고 생활체육에 국가 지원이 증대되던 시기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포부 아래, 그는 남녀노소 구별 없이 일상생활에서 쉬이 즐길 수 있는 ‘토종’운동을 창시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2003년에 특허를 낸 ‘휘초타 검도’(두 손 사용 검도)를 원형 삼아, 2008년에 세계 최초 두 손 라켓 운동을 개발해냈다.
한 카드회사 인천지사장 출신인 김 회장은 휘타구의 경제성에 대해서도 막힘없이 이야기했다.
“생활체육에 1달러를 투자하면 국민의료비 4달러를 절감한다는 말이 있다. 휘타구는 다른 라켓 운동과 달리 두 손 사용 운동이라 두뇌와 전신을 발달시키고, 좁은 공간에서도 할 수 있다. 같은 돈을 들여도 여러 면에서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또 휘타구를 처음부터 단순 놀이가 아닌 경기운동으로 만들었다. 국제경기를 공략하는 차원에서다. 휘타구 국제기구와 대회를 우리나라에 유치할 생각이다. 그때 유입될 외화는 우리나라 경제와 스포츠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현재 휘타구 도장은 전국에 1500여곳(전문ㆍ병행 도장 합친 수치)이 있고, 거기서 10만여명이 휘타구를 배운다. 인천에는 남동구와 남구, 연수구에 대략 100개 이상의 도장이 있고, 그 중 휘타구를 주 종목으로 가르치는 전문 도장은 남동구 논현동(김 회장 직영)과 남구 관교동에 하나씩 있다.
나머지 병행 도장은 김 회장에게 교육을 받고 지도사 자격증을 딴 태권도ㆍ합기도 사범들이 파트타임으로 휘타구를 가르쳐주는 곳이다. 주민자치센터나 학교에서 생활체육 강좌(수업)로도 접할 수 있다.
연수구 생활체육회 이사이기도 한 김 회장에게 인천시와의 교류를 묻자, “아직은 없다”며 “지금은 대한체육회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휘타구를 2017년까지 대한체육회 정식 종목으로 등록하고, 외국에 휘타구를 지속적으로 알려 현재 양해각서(MOU) 등을 맺은 영국ㆍ미국ㆍ프랑스ㆍ중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와 함께 국제대회를 개최할 생각이다.
그의 꿈은 휘타구로 온 국민이 건강해지는 것과 휘타구를 인천과 한국에서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축구의 인기를 능가하는 스포츠로 키우는 것이다.
“6년 전에 휘타구가 있었나? 그런데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치고 있지 않나. 한 길로 열심히 하다보면 뭐가 되도 된다고 본다” 그의 자신감의 근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